법무법인 사무장이 도피 돕기도…경찰, 사기 일당 등 14명 송치

(서울=연합뉴스) 이율립 기자 = 가상자산 채굴 사업을 하겠다며 피해자들로부터 투자금 160억원을 받은 뒤 도피하며 성형수술까지 한 투자 사기 일당의 총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사기, 유사수신행위법·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총책 A씨를 지난 2일 구속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일당은 2021년 11월∼2022년 6월 '가상자산 채굴 사업에 투자하면 매월 투자금의 18％를 지급하겠다'고 속여 피해자 158명으로부터 약 45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씨 등이 사기금 45억원을 포함한 약 160억원을 유사 수신했다고 보고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유사수신행위란 법령에 따른 인허가나 등록·신고 없이 원금 보장을 약속하며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말한다.
A씨는 지난해 9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한 뒤 약 10개월 만인 지난달 25일 경찰에 검거됐다.
A씨는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쌍꺼풀, 코, 안면 윤곽 수술 등 약 2천100만원을 들여 성형수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가발을 쓰거나 수시로 거처를 옮기고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선임한 법무법인의 사무장 B씨 등은 A씨에게 성형외과 업체를 알아봐 주거나 대포폰 등을 제공해주면서 A씨의 도피를 도왔다.
경찰은 A씨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B씨가 중요한 정보를 은폐하는 등 혐의가 무겁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경찰은 B씨 등 A씨의 도피를 도운 5명을 범인도피 또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해 전날 검찰에 송치했다.
아울러 A씨와 함께 가상자산 투자금을 모은 상위 모집책 4명과 중간 모집책 4명도 각각 지난해 9월과 지난 2일 검찰에 넘겼다.
한편 경찰은 A씨가 검거된 은신처에서 1억원을 발견해 압수하고 A씨 등의 재산 13억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 보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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