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0일 흥례문 앞…전통 무예와 진법 등 극으로 구성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선전관에게 명하여 표신(標信·궁중에 급변을 전하거나 궁궐 문을 드나들 때 쓰던 문표)을 가지고 대종(大鍾)을 거듭 치게 하였는데…" 조선 예종(재위 1468∼1469)은 1469년 6월 2일 경복궁 근정문으로 나선다. 궁궐에 입직한 군사뿐 아니라 문무백관, 중앙군인 오위(五衛) 병사들까지 모두 집합시킨 첩종(疊鐘) 행사였다. 첩종은 왕의 호위군을 사열하는 군사 의식을 뜻한다. 신하들은 국왕 앞에 정렬했고, 선전관들은 명부에 하나하나 점을 찍어 그 수를 확인했다. 군기를 다스려 나라의 근본을 유지하려 한 첩종 의식이 다시 펼쳐진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와 국가유산진흥원은 오는 18∼20일 사흘간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 경복궁 흥례문 앞에서 첩종 재연 행사를 연다고 14일 밝혔다. 조선시대 기본 법제서인 '경국대전'(經國大典) 등에 기록된 내용을 토대로 국왕 행차와 무예 시연, 군대 배치법을 극으로 구성해 선보인다. 궁궐 호위군으로 분한 출연자 약 120명은 조선 초기에 전투를 수행하기 위해 군대를 배치했던 진법(陣法) 중 일부를 보여준다. 경복궁 협생문 옆에서는 무관이 입던 복식인 철릭을 입고 활쏘기, 곤봉 등의 무예를 익히는 체험 행사가 하루 두 차례 열릴 예정이다. 행사는 별도 예약 절차 없이 현장에서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행사 기간에 경복궁 수문장 교대 의식과 광화문 파수 의식은 열리지 않는다. 궁능유적본부 관계자는 "화려한 전통 무예와 전투 장면은 물론, 고증을 기반으로 재현한 조선시대 무관의 복식과 무기 등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ye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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